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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서느란 바람이 불어오는 걸 보며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올해의 여름도 막이 내리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러고 보면 유독 올해 여름이 버겁고 시렸던 것도 같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더운 와중에도 사람의 온기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었을까요.

붙잡을 수도 없이 떠나갈 올해의 여름에 이름을 붙인다면 우리는 무엇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혹은 어떠한 형태라고 규정해볼 수 있을까요.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김애란 작가의 『바깥은 여름』입니다.

 

 

 

도서명 바깥은 여름
저자 김애란
출판사 문학동네
출판일 2017. 06. 28.
페이지 272

 

 

x9788954646079.jpg『바깥은 여름』은 총 일곱 편의 단편소설이 실려있는 단편소설집입니다.

일곱 개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등장인물이 많은 만큼, 저마다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그리움, 상실, 새로운 발견, 후회 등 여러 감정들이 오가고 있지만, 그 모든 감정이 그려내는 여름은 같았습니다.

2017년의 여름은 '원망'이었습니다.

 

사본 -제목 없음-1.png

 

바깥이 여름이라는 것은 이들이 놓인 환경은 여름이 아님을 뜻합니다.

그들은 그들의 감정에 의해 여름과 분리되어 다른 시차에 살아갑니다.

누군가를 그리워함으로써, 무언가를 상실함으로써, 누군가의 이면을 새롭게 발견함으로써, 자신의 선택을 후회함으로써…
그런 그들의 눈에 푸른 녹음이 짙은, 활기차고 생기 넘치는, 채도 높은 여름은 야속하기만 합니다.

자신에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도 평화롭기만 한, 생명 그득한 여름은 그저 원망스럽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삶은 거기에서 멎지 않습니다.

바깥이 여름이라는 뜻은 그곳을 벗어나기만 하면 여름을 맞이할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시간은 흐를 것이고, 언젠가는 여름을 맞이할 것입니다.

또 다른 누군가에게 겨울이 도래했더라도 그와 상관없이 여름을 맞겠지요.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 놓인 곳을 어떻게 정의하고 정리하여 앞으로 나아갈 것인지가 중요하겠습니다.

 

김애란 작가의 글은 한여름밤의 숲에 버려진 눅눅한 폐지와도 같아 시도하기를 주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여름이 끝나가는 지금, 올해의 여름을 복기해보는 마음으로 한 번 읽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책을 읽은 다음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떠나가는 여름에는 어떠한 이름을 붙일지 말입니다.